1. 영화 소개 (We Need to Talk About Kevin,2011)
케빈에 대하여는 라이오넬 슈라이버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린 램지 감독이 2011년에 개봉한 심리 드라마 영화입니다. 이 영화에는 틸다 스윈튼, 존 C, 라일리, 에즈라 밀러가 출현하였습니다. 린 램지 감독은 스코틀랜드의 영화감독, 영화 각본가, 촬영 감독입니다. 영화는 플래시 백 기법을 사용하여 전반적으로 주인공의 심리와 그들의 관계를 보여줍니다. 플래시 백 기법이란 이야기의 현재 시간 프레임 이전에 발생한 사건을 제시하는 데 사용되는 내러티브 장치입니다. 이 기법은 영화의 타임라인을 갑자기 변경하여 관객을 이전 시간이나 장소로 이동시킵니다. 이런 기법 때문에 직접적인 스토리의 진행이 아니라 암시와 추측으로 영화를 보게 되기 때문에 스토리보다 각 인물들의 심리묘사와 감정선에 집중하게 됩니다. 영화 케빈을 위하여는 큰 범죄를 저지른 아이와 엄마의 관계, 아이가 자라나는 과정 등을 보여주며 관객에게 큰 메시지를 던지는 영화입니다. 이 영화는 2011년 유럽영화상과 런던 국제 영화상, 2012년 영국 작품상을 수상하였습니다.
2. 줄거리 소개
영화는 신나는 토마토 축제로 시작됩니다. 주인공 에바는 자유로운 토마토 축제의 현장에 있던 시간을 떠올리다가 현실로 돌아옵니다. 그녀는 한 때는 세계 곳곳을 누비던 여행작가였지만 지금은 작은 마을의 여행사에서 근무하는 여성입니다. 그녀는 표정도 없고 어딘가 넋이 나가 보입니다. 집으로 향하는 그녀를 알아보는 주위 사람들은 그녀에게 손가락질을 하고 위협하며 좋지 않은 시선을 보냅니다. 그리고 도착한 집 외벽에는 테러를 당한 듯 한가득 붉은색 페인트가 뿌려져 있습니다. 그렇게 영화는 현시점에서 그녀의 과거로 시선을 옮겨갑니다. 자유로운 활동가였던 에바는 아이를 임신하면서 자신이 하던 모든 일이 중단됩니다. 원치 않기도 했고 잘 알지 못했던 육아의 현장으로 뛰어들게 된 에바는 모든 것이 어렵기만 합니다. 게다가 태어난 아이는 까다롭기까지 합니다. 그 아이가 바로 케빈입니다. 케빈은 자라면서 점점 더 에바를 버겁게 합니다. 하나를 가르치기가 어렵고 모든 장난과 행동이 에바를 화나게 만듭니다. 남편인 프랭클린에게 이야기해 보지만 대게 남자아이들은 그렇다며 에바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지 않습니다. 그렇게 에바는 심적으로 더욱 고립됩니다. 자신의 화를 주체하지 못한 에바는 케빈을 다치게 합니다. 하지만 케빈은 프랭클린에게 거짓말을 하며 에바의 잘못을 감추어 주는 듯 하지만 결국 그것을 무기로 사용하고 에바는 그런 케빈을 보며 두려움까지 느낍니다. 그렇게 케빈과 에바는 점점 멀어져 갑니다. 그리고 얼마 후 둘째 동생이 태어납니다. 그 이후로 케빈은 동생이 아끼는 햄스터를 식기 분쇄기에 넣어 갈아버리고 동생의 한쪽 눈조차 사고로 다치게 만듭니다. 그런 케빈의 행동에 에바는 심각성을 느끼지만 여전히 남편은 대수롭지 않게 여깁니다. 그런 케빈이 기분 좋아하는 일은 남편 프랭클린에게 선물로 받은 활을 가지고 놀 때입니다. 어릴 적부터 활을 쏘며 성장한 케빈은 언제나 활 연습을 합니다. 케빈의 일로 점점 남편 프랭클린과 에바의 사이에는 다툼이 생기고 둘은 이혼을 결심합니다. 그 소리를 먼발치에서 듣던 케빈은 조용히 자물쇠를 대량으로 주문하고 그 자물쇠를 본 에바와 프랭클린은 대수롭지 않게 넘깁니다.
3. 결말
그날 에바의 인생에서는 끔찍한 사건이 일어납니다. 케빈은 자물쇠를 들고 학교에 가서 모든 문을 걸어 잠그고 또래 동료들을 향해 화살을 겨눕니다. 그렇게 끔찍한 테러가 발생합니다. 케빈을 자신의 아버지와 동생마저 죽였다는 것을 알게 된 에바는 모든 것을 잃은 눈으로 세상을 살아가게 됩니다. 조용히 낙서를 지우고 주민들의 테러로 인해 더러워진 자동차 앞 유리를 닦으며 자신의 일을 묵묵히 해냅니다. 그리고는 케빈을 보러 그가 있는 감옥으로 찾아갑니다. 그리고 조용히 케빈에게 이유를 묻습니다. 그 물음에 케빈은 예전에는 그 이유를 아는 줄 알았는데 지금은 모르겠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렇게 에바는 처음으로 진심으로 케빈을 끌어안고 영화는 막을 내립니다.
4. 영화 해석
a. 색채의 관점
많은 리뷰어들은 이 영화에 색감에 주목하라고 합니다. 영화에서 붉은 컬러를 따라가면 에바를 나타내는 상징으로 이어집니다. 처음 토마토 장면도 그렇고 에바에게 돌을 던지는 주민들도 벽에 붉은색 페인트를 사용하여 테러합니다. 파란색은 케빈을 상징합니다. 케빈의 어린 시절을 꾸민 방의 색상도 푸른색이고 케빈에게 공놀이를 제안하는 장면에서의 공은 붉은색, 케빈은 푸른색 옷을 입고 있습니다. 에바의 관심이 케빈에게 가지만 케빈은 붉은색 공을 거부합니다. 붉은색은 에바에게 열정이며 동시에 고난입니다. 그녀의 열정적인 여행에서의 삶은 토마토 축제로 대변되는 붉은색이지만 이후 케빈의 악행으로 받게 되는 테러에도 붉은색 페인트가 등장하며 그것은 고난을 상징합니다. 케빈이 악행을 저지르는 순간 붉은색과 푸른색이 그의 양 옆으로 들어섭니다. 케빈은 에바와 케빈이 만든 작품이라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이 영화에서는 색채의 관점으로 바라보면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다고 합니다.
b. 모순적 관점
영화의 많은 부분에는 모순이 숨어있습니다. 에바는 모성애는 없었지만 엄마의 역학을 충실히 하려고 노력하는 존재입니다. 배우고 노력하지만 자신의 마음속에는 늘 다시 여행을 하던 삶으로 가고자 하는 욕망이 숨어있습니다. 말을 못 알아듣는 어린 케빈에게 에바는 이렇게 말합니다. ' 나는 매일매일 눈을 뜨면 내가 파리에 있다고 생각하고 싶어'. 또한 아이의 울음소리를 공사장의 시끄러운 소리로 덮어버립니다. 하지만 케빈을 먹이고 재우고 치료하며 엄마의 역할을 충실히 하려고 고군분투합니다. 케빈은 쉽지 않은 아이였습니다. 케빈은 엄마를 미워하지만 엄마의 사랑은 받고자 하는 모순이 있는 존재입니다. 엄마의 사랑과 관심을 언제나 반대로 말하고 손에 잘 잡히지 않으면서도 동생에게 관심이 빼앗일 때나 모든 순간에 엄마 에바의 관심을 끌기 위한 폭력적인 행동을 합니다. 또한 마지막 끔찍한 일을 저지른 계기 또한 엄마와 헤어질 수 있는 사실을 듣고 난 직후입니다. 이 모순은 두 사람 관계에도 들어있습니다. 둘은 서로가 어쩌면 서로에게 가장 끔찍한 존재이지만 결국 이 세상에는 둘만 남게 되었고 서로를 이해하고 사랑할 존재도 둘 뿐이라는 암시를 내비치며 영화가 끝납니다.
5. 사이코 패스에 대하여 (반 사회적 인격 장애)
사이코 패스라는 용어는 정신 의학 및 심리학에서 역사적으로 사용되어 왔지만 정신 장애 진단 및 통계 편람(DSM-5) 최신판에서는 공식 진단이 아니라고 합니다. 이 용어는 공식 진단명으로 사용되지 않으며, 대신 반 사회적 인격 장애(ASPD) 기준을 사이코패스와 관련된 행동 패턴을 보이는 개인을 진단하는 데 사용합니다. 이유는 이 용어가 반 사회적 행동을 보이는 개인에 대해 낙인을 찍고 부정적인 고정관념을 강화한다는 주장이 제기되었기 때문입니다. 반 사회적 인격 장애의 진단 기준은 구속사유가 되는 행위를 반복적으로 하는 행동, 적법한 행위에 관한 사회적 통념에 어긋나는 행위, 반복적인 거짓말, 개인의 이익이나 쾌락을 위해 다른 사람을 속이는 행위, 과한 충동성, 타인의 안전을 무모하게 무시하는 행위 등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 진단은 임상 면담이나 심리 검사 같은 평가 도구를 포함한 포과적인 평가 후에 자격을 갖춘 정신 건강 전문가에 의해서만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에 유의해야 합니다. 이 영화는 사이코 패스에 같아 보이는 케빈을 다루지만 그런 케빈과 에바를 대하는 사회적 시선도 다루고 있습니다. 특히 에바가 길을 가다 얼굴을 맞는 장면에서는 에바의 사정을 모르는 이가 이를 보며 신고하려고 합니다. 범죄를 저지른 이에게는 사회적 통념에서 벗어나는 행위를 해도 적법하다는 생각을 갖는 것 역시 또 다른 범죄이자 사회적 물의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6. 감독의 인터뷰
영화의 감독 린 램지는 이 영화에 대해 인터뷰하며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엄마가 된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담고 싶었다'. 에바는 엄마가 되고자 하여 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엄마의 길에 들어섰고 혹독한 과정 끝에 결국 케빈을 끌어안습니다. 엄마가 된다는 것은 두려운 일입니다. 하지만 두려움의 실체는 잘 해내고 싶은 것입니다. 엄마의 역할을 잘 해내고 싶기 때문에 두려운 것입니다. 에바가 케빈을 기르는 과정은 모범적이지 못하거나 실패했다고 여겨질 수 있지만 에바는 언제나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결국 사회적 시선을 떠나 케빈을 진심으로 끌어안습니다. 영화가 보여주고 싶었던 것은 이런 것일 지도 모르겠습니다.
7. 총평
영화를 보는 내내 이런 의문이 들었습니다. 케빈의 에바의 결과물일까? 에바의 행동이 케빈을 만들었을까? 아니면 케빈은 그렇게 태어났을까? 모든 관객은 이 물음에 나름의 대답을 내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래 생각하고 난 후 질문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했습니다. 영화가 묻는 물음은 왜 케빈이 저렇게 되었을까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오직 스토리에 불과합니다. 오직 사실에 불과합니다. 사실은 그러하지만 그 속에 담긴 수많은 노력과 마음, 부딪힘, 안감힘, 이것을 영화는 그대로 보여줍니다. 그것이 이 영화가 시사하는 바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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