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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그린 북, 차별을 넘어선 음악 영화

by 리리1517 2023. 3.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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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영화에 대하여

 영화 '그린 북'은 피터 패럴리가 감독하고 공동각본을 맡은 2018년 전기 코미디 드라마 영화입니다. 이 영화는 미국 역사에서 인종 분리 및 차별 제도가 미국 전역에 제도화되었던 시기인 Jim Crow 시대에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이 이용하기에 안전한 호텔과 레스토랑을 나열한 여행 가이드북인 'The Negro Motorist Green Book'(흑인운전자 그린북)에서 이름을 따왔습니다. 2018년 토론토 국제 영화제에서 최초로 상영되었으며 관객상을 수상, 제76회 골든 글로브상 뮤지컬 코미디 작품상 수상, 제91회 아카데미상 작품상, 각본상, 남우조연상을 수상하였습니다. 

2. 스토리

 그린 북의 두 주인공은 두 명입니다. 한 명은 흑인이지만 경제적 문화적으로 높은 신분을 지닌 클래식 피아니스트 '돈 셜리'이며 다른 한 명은 신분은 백인지만 나이트클럽에서 경비원 일을 하는 이탈리아계 미국인인 '토키 발레롱가'입니다. 1960년대 초 미국을 배경으로 영화는 토니가 나이트클럽에서 경비원으로 일하던 직장을 잃으면서 시작됩니다. 일이 없던 토니는 피아노 콘서트 투어를 시작하는 닥터 셜리의 운전사 직업을 제안받습니다. 두 사람은 공통점이 거의 없고 매우 다른 세계에서 왔다는 것을 금방 깨닫습니다. 토니는 Bronx출신의 노동 계급 이탈리아계 미국인이고 Dr. 셜리는 뉴욕시 출신의 우아하고 교양 있는 흑인이었습니다. 토니는 흑인의 운전사 노릇을 하는 것이 처음에는 불편했지만 함께 남부를 여행하면서 셜리가 매일 직면하는 차별과 폭력을 직접 목격하게 됩니다. 여행이 진행될수록 셜리 박사와 우정을 쌓기 시작하고 토니는 미국의 인종 관계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얻습니다. 영화 전반에 걸쳐 토니와 셜리박사는 인종차별적 경찰관, 인종차별주의자 사업주, 신체적 폭력 등 여러 문제에 직면합니다. 그린북은 그들이 남쪽을 돌아다니며 셜리가 공연을 할 수 있는 곳을 찾아 안전하게 머물게 하는 길잡이 역할을 합니다. 토니의 계약은 셜리의 투어가 시작될 때 계약한 금액의 절반을 받고 모든 투어가 마무리되면 나머지 절반과 인센티브를 받는 것이었습니다. 마지막 투어 날 토니는 자신의 목적과 이익을 택하지 않고 인종차별에 맞섭니다. 그렇게 이 두 사람은 서로와 서로가 처한 상황에 대해 많은 것을 배워갔고 서로에 대한 깊은 존경과 우정을 나누며 마무리됩니다. 

3. 영화 속 실존 인물 이야기

  Don Shirley와 Tony Vallelonga는 실존 인물을 모티브로 토니의 아들 닉이 공동 제작한 영화입니다. 돈 셜리 박사는 1927년 1월 29일 플로리다주 펜사콜라에서 태어나 2013년 4월 6일 뉴욕시에서 사망한 미국의 클래식 및 재즈 피아니스트입니다. 그는 두 살 때부터 피아노를 치기 시작했고 어린 신동으로 인정받았습니다. 그는 러시아의 레닌그라드 음악원에서 당시 가장 유명한 클래식 피아니스트들과 함께 공부했으며 유명 공연장에서 공연하는 등 경력 내내 수많은 앨범을 녹음했습니다. 또한 작곡가이자 편곡가였으며 그의 작품은 저명한 오케스트라에서 연주되었습니다. 음악가로서의 성공에도 불구하고 셜리는 실제로 평생 동안 무대 안팎에서 인종차별에 직면했습니다. 영화 속 빗길에서 경찰에게 잡힌 셜리를 케네디 대통령의 동생인 로버티 케네디가 도와주는 장면 또한 실제 상황을 모티브로 한 것이라고 합니다. 셜리 박사는 86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토니 역시 실존 인물입니다. 실제로 셜리의 운전기사로 오랫동안 친분을 유지했다고 합니다. 이 영화가 개봉되고 돈 셜리의 가족들은 자신들과 사이가 좋지 않게 묘사된 장면과 토니와의 우정 역시 과하게 묘사되었다고 항의하기도 하였지만 여러 인터뷰 등을 보면 셜리와 토니는 오랫동안 우정을 이어간 것으로 보는 것이 맞다는 주장에 더 신비성이 있다고 여겨집니다.

4. 영화의 배경, 시대 상황 

 이 영화의 배경이 되고 있는 1960년대는 미국에서 격동의 시기였으며, 특히 인종과 인종주의 문제에 있어서는 더욱 그랬습니다. 1954년 브라운 대 교육위원회 대법원 판결로 법적 분리가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은 주택, 교육, 및 공공시설 이용을 포함한 삶의 모든 측면에서 계속해서 차별, 폭력 및 제도적 인종 파별에 직면했습니다. 미국의 노예 제도는 이미 1865년 12월 6일 13차 개정헌법이 발표되면서 공식적으로 폐지되었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의 시대적 배경이 되는 1960년대는 노예제도 폐지로 부터 근 9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차별이 계속되었습니다. 이는 1865년 이후 미국이 지내온 상황 때문입니다. 돈 셜리가 거주하는 곳은 뉴욕입니다. 뉴욕이나 샌프란시스코 같은 항구도시들은 많은 이민자들과 이주민들로 인해 다인종에 대한 면역이 있는 지역입니다. 하지만 영화가 진행될수록 셜리와 토니의 투어는 점점 남부로 향하게 됩니다. 남부는 뉴욕과 다르게 담배나 목화 등 농사를 짓는 지역입니다. 이곳의 백인들은 이전 시대부터 아프리카의 흑인들을 짐승처럼 사냥해 와서 그들을 자신의 노동력으로 부려왔습니다. 때문에 노예제도 폐지 때에도 반발이 심했고 이후 노예제도가 폐지된 이후에도 흑인의 자녀와 백인의 자녀가 사교적으로 섞여 지낼 수 없도록 구역을 나누어 생활하는 헌법을 만들었습니다. 이 헌법은 인종들 간의 생활하는 구역이 다르고 그 구역의 수가 비슷하다면 차별이 아닌 구별이라는 백인들의 주장을 오랫동안 뒷받침해 주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오랜 시간 동안 미국의 인종 분리를 정당화하는 데 사용된 '분리하되 평등하다'는 1896년의 대법원 원칙입니다. 이 원칙은 1954년에 가서야 별도의 교육 시설이 본질적으로 불평등하며 수정헌법 14조의 평등한 보호 조항을 위반한다고 언급하면서 뒤집힙니다. 하지만 그 이후로도 수많은 반발이 있었고 이러한 분리가 완전히 폐지되고 아프리카계 미국인이 법 아래 완전한 평등을 달성하기까지는 수년간의 투쟁이 필요했습니다. 

 

5. 마음에 남는 구절 ( 총평 )

 '돈 많은 백인이 피아노 치라고 돈을 주지 문화인 기분 좀 내보려고, 하지만 무대에서 내려오는 순간 그 사람들한텐 나도 그냥 깜둥이일 뿐이야 그런데 하소연할 곳도 없어 내 사람들도 날 거부하거든 자신들과 다르다고. 충분히 흑인답지도 않고 충분히 백인답지도 않고 충분히 남자답지도 않으면 난 대체 뭐지?' 이들이 처한 상황에 이입하지 않고 이 대사를 곱씹어본다면 누구나 한 번쯤 느끼는 감정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어딘가에 속한다는 의미에서 나아가 여기서도 저기서도 배척된다고 느끼는 외로움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느끼는 감정입니다. 이 영화는 그런 인간의 외로움을 들여다보게 해 줍니다. 이 외로움은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해소됩니다. 크리스마스에 와인 한 병을 들고 내가 먼저 누군가를 찾아가는 장면을 통해서 말입니다. 영화 그린 북은 흑인을 위한 안내북이 아니라 우리들 마음의 안내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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